22.02.18. 금 도대체 제로투나 코카인은 무엇을 보여주는가
1.
세상이 나를 지겨워한다.
나 역시 세상이 지겹노라
- 도를레앙
2.
가장 큰 문제는 나는 점점 더 부끄러워지는데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끝없이 침전되는데
오히려 삶은 놀라울 정도로 무탈하고 태평하다는 것이다. 내가 뭘 하던, 나는 굶지를 않는다 도무지 내일에 대한 위기라는 것이 찾아오지 않는다. 나는 이제 거짓말쟁이가 되었다. 나는 아직도 내 삶을 책임지지 못하는데 다 내가 책임지는 것처럼 군다.
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당장 벌지 않으면 굶어죽을 똥오줌도 못가리는 아이, 어우 이건 생각만해도 미안해서 내가 싫어진다.
3.
그 와중에 세상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점점 더 천백해진다. 도대체 제로투와 코카인이 예쁜 얼굴과 몸매 말고 무엇을 더 보여줄 수 있는가.
이제 영화는 정말 포르노이거나 일기이거나이며 나는 일기를 보여줄만큼 스스로한테 뻔뻔한 사람이 아니고 포르노를 죄책감없이 찍을 만큼 멍청한 사람이 아니다.
4.
그런데 나는 욕쟁이가 되지 못한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유재석을 싫어할 수도 있고 내가 손흥민을 싫어할 수도 있다. 그건 괜찮다. 나는 개그맨지망생도 아니고 빛을 못본 축구선수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영화에 대해 욕을 하면, 그건 정말 추해보인다. 나이먹은 아저씨가 외로워하는 건 아무런 잘못도 없지만 보기에 추하듯이, 내가 뭐를 욕할 수는 없다. '경멸하는 사람과의 경쟁, 심지어 패배..(정희진)'
5.
그런데 나는 정말 이제 세상이 지긋지긋하다
그런데 세상도 나를 지겨워한다.
그리고 사실 나 역시 내가 지겹다.
이제 그만하고 싶다.
영원한 젖가슴언덕에 올라가 데굴데굴 넘어저 죽고 싶다.
담배를 피고 싶다.
6.
죽기전에 우우우우! 암어 보스 암어보스! 하는 장면이 있다면,
절대 모른척하고, 다 잘됐으니 다 좋은거라고 없던일로 치지 않고
꼭한번 너의 내장을 산채로 뽑아 씹어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