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30 화
일어나서 필라테스에 갔다. 상당히 힘들었다. 집에 와서 조금 자다가 정신과에 갔다. 인터넷으로 이것 저것 알아봤는데 살아보면서 느낀게 인터넷으로 알아보는 건 한계가 있다. 결국에는 발품을 파는 것이 짱이다. 그러나 뭐 의사를 직접 볼 수는 없으니 그냥 집 가깝고 후기 괜찮은 곳으로 갔다. 웨이팅이 너무 길어서 지루했다. 딱봐도 산만한 어린이. 지쳐보이거나 예민해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여자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 원래 이시간에는 그런 건가? 건물에 약국이 보이지 않았는데 약을 직접 줬다. 정신과는 원래 그런가?
결국 내 차례가 왔고 막 앉아서 삶을 통째로 복습하거나 막 대화를 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 문진하고 처방하는, 동네 내과 같았다. 나는 우울증이 아니고 기분부전증이라는 건데 이건 경미한 우울감이 지속적으로 계속 되는 것이라고 한다. ㅋㅋ 애초에 내가 예민하고 심약한데 뭐 살다보니 생긴 일인 것 같다.
뭐 아무튼 나쁘지 않은 일인 것 같은데 내가 게으른게 나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호르몬의 문제고 그걸 조정하면 다시 의욕적으로 살 수 있다니, 그럼 좋은 것 아닌가? 의사는 영화에서 나오듯이 스승같고 나를 다 포용해주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똑똑하고 피곤하고 까칠하고 귀찮아하는 그런 의사 같았다.
동생과 애인과 매드포갈릭에서 식사를 하고 영화 살아있다를 봤다. 길게 써봤자 욕만 할 것 같으니 별로라고만 적는다.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담. 그럴거면 나나 데뷔시켜주세요. 네?
머리가 조금 아프다. 이제 잘거다. 끝.